스즈키 바이올린 2권 - 가단조 음계와 분산화음, 그리고 같은 조성으로 만나는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는 륄리(Lully)의 가보트
스즈키 바이올린 2권 - 가단조 음계, 분산화음, 그리고 륄리의 가보트 소개
바이올린이라는 악기는 인간의 목소리에 가장 가깝다고 일컬어집니다. 그만큼 섬세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뽑아낼 수 있지만, 작은 차이에도 음정이 쉽게 흔들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스즈키 바이올린 교재 2권에서는 이러한 바이올린의 특성을 한층 깊이 있게 다루며, 다양한 조성과 주법, 그리고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번 글에서 주목할 작품은 바로 프랑스 바로크 시대를 풍미한 작곡가 장바티스트 륄리(Jean-Baptiste Lully)의 가보트(Gavotte)입니다. 이 곡은 가단조(A minor) 음계를 기반으로 작곡된 곡이며, 학습자에게 다양한 테크닉을 훈련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곡 안에 숨어 있는 독특한 리듬 구간이나 4번 손가락을 크게 뻗어야 하는 운지 변화, 트릴(Trill) 처리 등 까다로운 면도 적지 않습니다.
아래에서는 륄리의 역사적 배경과 가단조 음계의 학습 의의를 살펴본 뒤, 이 곡을 연습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자주 겪는 5가지 대표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각 문제점에 따른 해결책을 꼼꼼히 익히면, 분명 더 자연스러운 연주와 풍부한 표현력을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스즈키 바이올린 2권에 등장하는 륄리(J.B. Lully)와 가보트(Gavotte)의 역사적 배경
바로크 시대의 궁정 음악과 륄리의 특징
장바티스트 륄리(1632~1687)는 프랑스 궁정음악을 꽃피운 대표적 인물입니다. 왕실 무용, 연극, 오페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고, 특히 루이 14세 시절 궁정 발레와 오페라 형식을 확립한 장본인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륄리의 음악은 화려한 바로크 시대 궁정 문화를 상징하며, 경쾌하면서도 우아한 리듬, 그리고 치밀한 합주 구성이 돋보입니다.
가보트란 무엇인가?
가보트(Gavotte)는 프랑스 춤곡 중에서도 꽤나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보통 4/4나 2/2 박자를 사용하며, 첫 박이 아닌 중간 박에서 악구가 시작되는 특성이 있어 리듬이 살짝 뒤로 밀리는 듯한 우아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륄리는 이러한 전통적인 춤곡 양식을 자신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무대 장치와 궁정 행사에 어울리는 매력적인 악곡을 많이 남겼습니다.
이번에 배우게 될 “르 가보트(Les Gavottes)” 또는 단순히 “가보트(Gavotte)”는 스즈키 바이올린 2권에서 가단조의 음악을 익히는 교재 곡으로 사용되어, 학생들이 바로크 시대의 춤곡 정서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바이올린 가단조 음계와 분산화음을 배우는 의의
스즈키 바이올린 2권에서의 난이도 상승
스즈키 바이올린 1권에서 다뤄지는 곡들은 주로 가장조(A major)나 사장조(G major)처럼 상대적으로 익숙하고 편안한 조성을 중심으로 합니다. 그러나 2권에 들어서면, 라단조(d minor)나 내림나장조(B♭ major)에 더해 이처럼 가단조 음계까지 배우면서 조성에 따른 음악적 변화를 더 폭넓게 배우게 됩니다.
스즈키 바이올린 2권에서 배우는 가단조 가락 단음계와 분산 화음
단음계에는 3가지 종류의 음계가 있는데, 여기서는 그중 한 가지인 가락 단음계의 형태로 연습을 합니다. 즉, 상행 음계에서는 시작음으로부터 6, 7번째 음을 반음 올림 처리하고, 하행 음계에서는 다시 6, 7번째 음을 제자리로 돌려주는 형태입니다. 이는 자연스러운 멜로디처럼 들린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여기서 분산화음(아르페지오) 구간을 연습할 때는, 4번 손가락이 많이 활용됩니다. 이번 연습 기회를 통해 정확한 음정과 왼손 간격 유지 및 정확한 줄 변경을 연습한다면 학생들은 더욱 튼튼한 기초를 다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바이올린곡 륄리(Lully) 가보트의 악곡 특징
슬픈듯한 경쾌함이 매력적인 곡
가보트는 춤곡답게 신나고 가벼운 리듬을 지니면서도, 귀족적인 우아함과 섬세함을 유지하는 독특한 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가단조 조성이 적용되면서 슬픈듯한 느낌이 가미되었습니다. 이러한 조화는 이 곡을 더욱 독특하고 매력적인 곡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포인트가 됩니다.
1 포지션에서 가능한 모든 음역 연주
이 곡은 바이올린 1 포지션으로 낼 수 있는 모든 음을 다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G선 0번부터 E선 4번을 뻗어서 짚어야 하는 높은 '도'음정까지, 바이올린으로 켤 수 있는 거의 모든 음역을 다양하게 소화하는 곡입니다. 이는 포지션 변경으로 넘어가기 전 1 포지션에서의 실력을 튼튼하게 다지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 바이올린 곡에서 학생들이 흔히 겪는 5가지 어려움과 해결책
이번 섹션에서는 학생들이 실제로 바이올린을 배울 때 자주 겪는 다섯 가지 어려움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각각의 어려움을 미리 알고 대비한다면, 훨씬 효율적인 연습이 가능해집니다.
어려움 1) 8~11마디 – 점음표 리듬과 16분 음표 처리
1) 주요 어려움
- 10마디에는 3, 4번째 박자에서 점 4분 음표 + 16분 음표 2개가 하나의 슬러(Slur)로 등장합니다. 이전에 연습하던 점음표 리듬이 점 4분 음표 + 8분 음표 형태였다면, 이제는 16분 음표 두 개가 붙는 형태여서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음줄이 있어 이러한 리듬 처리가 한층 까다로워집니다.
- 11마디 또한 3, 4번째 박자에서 4분 음표 + 8분 음표 + 16분 음표 2개 순으로 나타납니다. 이때 이음줄이 박자 단위대로 묶여 있지 않고 다음 박자에까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리듬을 정확한 박자로 처리하는 것이 아주 어려울 수 있습니다.
2) 연습 팁
- 10마디 리듬을 입으로 먼저 소리 내어 불러보고, 이후 박수를 치면서 몸으로 리듬을 익힙니다. 그다음 각 활로 이 구간을 따로 연습합니다. 각 활 연습으로 박자를 맞출 수 있게 되면, 슬러를 추가해 연습합니다.
- 11마디도 동일한 방식으로 입으로 먼저 소리 내며 박자 감각을 익히고, 이후 각활→슬러 순서로 연습합니다.
- G선 4번(‘레’) 음정을 4번 손가락으로 먼저 연습하고, 줄 변경이 익숙해지면 0번 개방현으로 바꿔보는 식으로 연습합니다. 처음부터 당장 쉬워 보이는 0번으로 시도하면 줄 바꾸기 동작이 어색할 수 있으니, 4번 손가락을 먼저 연습하며 안정적인 활 쓰기에 먼저 익숙해지도록 합니다.
어려움 2) 20~21마디 – 트릴 구간 및 활 방향 혼동
1) 트릴 구간
- 이 악보는 트릴 기호를 실제로 표기했는데, 얼핏 보기엔 “얼마나 빠르게 혹은 몇 개의 음으로 트릴 연주를 해야 할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다행히 교재 27페이지에 구체적인 트릴 방식(12121212 운지)이 제시되어 있어, 그 지침에 따라 두 박자 동안만 트릴을 하고, 그 후 점 4분 음표 구간엔 트릴을 하지 않는 식으로 구분해서 연습하면 됩니다.
- “1-2-1-2…”를 반복하다가, 붙임줄로 이어지는 마지막 점 4분 음표에서는 트릴이 끝나도록 의식적으로 리듬을 구분하고 처음에는 이 부분을 천천히 연습해 주세요.
2) 내림활 후 내림활 테크닉
- 21마디에서는 8분 음표 ‘라’를 내림활로 처리하자마자, 다시 ‘라’를 또 내림활로 연주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때 활을 빠르게 되돌려 주는 ‘활 돌리기’가 요구됩니다.
- 작은 원을 그리듯이 활을 재빨리 돌리는 연습을 합니다. 처음엔 활만 휙 돌린 뒤 착지를 할 때 활 긋기는 하지 않도록 합니다. 착지를 잘하면 그 후 음을 내는 순서로 연습하면 불필요한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3) 붙임줄 리듬 처리
- 21마디 두 번째 음표(4분 음표)와 세 번째 음표(8분 음표 ‘라’)가 붙임줄로 연결되어, 결과적으로 2번째부터 4번째 박자의 총합은 “점 4분 음표 + 8분 음표 3개”가 됩니다.
- 입으로 박자에 맞춰 소리 내는 연습을 해봅니다. 또한 손뼉 치기 연습으로도 박자를 몸에 익히세요. 그 후 활로 연습을 해봅니다.
어려움 3) 22마디 – 4번 손가락을 멀리 뻗기
1) 문제 상황
- 4번 손가락(새끼손가락)은 보통 길이가 짧고 힘이 상대적으로 약해, 평소보다 멀리 뻗어서 짚어야 할 때 부담이 큽니다.
2) 연습 팁
- 4번 손가락을 더 비스듬히 눕혀서 ‘왼손가락 왼쪽 끝’ 쪽으로 짚으면 편하게 좀 더 짚을 수 있습니다.
- 교재에서 제안하듯이, 3번 손가락을 뗄 필요 없이 그대로 둔 채 4번을 뻗어서 짚어보세요. 3번을 기준점으로 삼으면 4번의 위치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짚을 수 있습니다.
- 더 높은음(E선 4번 ‘도’)을 짚은 상태에서 손가락을 떼지 않은 채 살짝 뒤로 미끄러뜨려 '시'음(4번 음정)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줄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다시 짚으면 이 곡의 속도를 고려했을 때 잡음이 생길 수 있으니, ‘끌어내리는’ 방식으로 부드럽게 위치 조정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려움 4) 27마디 – 손가락 패턴 6번 적용 구간
1) 문제 상황
- 직전 마디에서 이미 4번 손가락을 멀리 뻗어 사용했는데, 27마디에서는 이제 손가락 패턴 6번이 등장해 학생들이 당황하기 쉽습니다. 손가락 패턴 6번이란, 3번을 기준으로 2번을 3번에 붙이고, 1번은 최대한 뒤로 빼서 0번에 붙이는 형태의 운지이므로 1, 2번 손가락 간격이 많이 벌어집니다.
2) 해결책
- 3번 손가락이 ‘중심축’이라는 생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3번을 기준으로, 4번 간격을 생각하고 그 3번을 중심으로 2번을 3번에 붙이고, 1번은 뒤로 최대한 빼면서 손가락 간격을 만들어줍니다.
- 마디 마지막에 A선 1번 '시' 음정이 원래 자리로 돌아와야 하므로, 미리 1번 손가락을 원위치로 준비합니다.
어려움 5) 31~32마디 – 0번에서 4번으로 전환하는 동작
1) 문제 상황
- E선 0번(개방현 미 음)을 쓰다가, 다음 마디로 넘어가면서 4번(미 음)으로 바꾸어 잡아야 하는 구간이 나오면, 손가락 전환이 삐걱거릴 수 있습니다.
- 특히 0번에서 4번으로 바로 넘어갈 때 줄 바꾸기와, 왼손의 준비가 늦어서 음정이 흔들리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2) 연습 팁
- 이때도 3번 손가락이 든든한 기준점이 됩니다. 4번은 3번과 ‘동시에’ 붙여 짚는 방식으로 손 모양을 구성해 보시기 바랍니다.
- 처음엔 속도를 늦추고, 0번 다음에 4번 음정(미)을 정확하게 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으세요. 느리게 연습하더라도 음정이 정확해지면 자연스레 속도를 올릴 수 있습니다.
결론 – 가단조 음계와 륄리 가보트에서 얻을 수 있는 성장
스즈키 바이올린 2권에서 만나는 가단조 음계·분산화음 그리고 륄리의 가보트는, 단순한 ‘교재 곡’을 넘어선 의미를 갖습니다. 바로크 시대 궁정 음악의 향기를 몸소 체험하면서, 다양한 리듬과 운지 기법, 그리고 다소 낯선 활 쓰기까지 두루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다섯 가지 어려움—(1) 점음표와 16분 음표 처리, (2) 트릴 구간과 활 돌리기, (3) 4번 손가락의 스트레칭, (4) 손가락 패턴 6번을 소화하는 기술, (5) 0번과 4번 사이의 전환—모두 처음에는 까다롭지만, 정확한 연습 방법을 아는 순간 어렵게만 보였던 장벽이 의외로 쉽게 허물어집니다.
게다가 이렇게 익힌 테크닉과 음악적 감각은 다른 곡을 연주할 때도 소중한 자산이 됩니다. 점음표 리듬을 탄탄히 연습해 두면 춤곡 전반에 걸쳐 경쾌하고 정확한 발걸음을 구현할 수 있고, 4번 손가락을 과감하게 뻗는 훈련을 해두면 고음역 운지나 포지션 이동이 한층 쉬워집니다. 가단조 음계와 분산화음이 몸에 배면, 다른 단조 곡들을 접했을 때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지요.
결국 이 모든 과정이 모여, 바이올린을 깊이 이해하고 능숙하게 다루는 실력을 키워 줍니다. 스즈키 메서드의 핵심은 반복, 그리고 즐거움입니다. 한두 번 실패해도 괜찮으니, 천천히 각 마디와 박자를 뜯어보며 학습해 보세요. 학습자 스스로 성취를 맛보는 순간, 음악적 성장의 즐거움이 한층 더 커질 것입니다.
음악사적으로도 의의가 깊은 륄리의 가보트를 완벽하게 연주하게 된다면, 그다음에는 자신감이 붙어 또 다른 명곡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부디 이 과정을 통해 우아한 바로크 춤곡과 함께, 본인의 바이올린 실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길 바랍니다.